PC FPS조작 방법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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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FPS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울펜슈타인3D
울펜슈타인 3D (1992)
게임 이름은 3D지만 폴리곤이나 텍스쳐가 아닌 스프라이트로 표현이 되어있고
레벨은 평면적인 구조라 위나 아래의 개념은 없다
덕분에 보편적인 조작 방법은
키보드 좌우로 방향을 전환하고 위 아래 키로 움직이는 방식이 정석이었다
퀘이크 (1996)
FPS의 명작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퀘이크 시리즈
울펜슈타인 3D와 둠 (1993) 과는 다르게 Y축의 개념이 있다
키보드로만 조작하던 당시 기준에 맞춰 발매 초기에는
마우스룩(프리룩)을 기본적으로 지원하지 않았으나
설정 파일이나 콘솔을 통해 지원하도록 쉽게 바꿀 수 있었다
키보드를 이용한 FPS조작이 일반적인 시기였기 때문에
아직 마우스를 이용한 시점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퀘이크를 유명하게 만든 최대 64인 동시 인터넷 플레이가 가능한
퀘이크 월드라는 패치가 이를 바꾸게 되는데
키보드를 이용한 시점 조작은 고정된 회전률을 가지고있어
멀티 플레이시 마우스 유저에 비해 불리했기 때문에
너도 나도 마우스를 이용한 시점 조작을 연습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마우스를 쓰면서 동시에 캐릭터를 움직이는 조작법은 정석이 없었는데...
최초의 e스포츠 스타
데니스 "쓰레쉬" 퐁
퀘이크 토너먼트 무패의 전설
"그 게임" 챔피언 이름이 이 인물에서 따왔다
쓰레쉬는 1997년에 이미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명했지만
당시 퀘이크 창시자 존 카맥이 몇 십만 달러를 들여 개조한 페라리가
경품으로 걸린 대형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존 카맥과 페라리에 탄 쓰레쉬>
여담으로 이 때 쓰레쉬는 스틱 운전을 할 줄 몰랐다고 한다
경품은 세간의 이목을 끌며 e스포츠가 월스트리트 저널 1면에 실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쓰레쉬가 쓰는 조작법을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쓰레쉬가 쓰던 조작법이 바로 우리가 아는 익숙한 그 조작법이다
WASD로 캐릭터를 조작
숫자버튼으로 무기를 변경
이는 이후 출시되는 퀘이크 후속작을 비롯해 다른 게임들에
기본 레이아웃으로 점차 퍼지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하프라이프 (1998)
밸브에서 내놓은 히트작 하프라이프다
하프라이프를 기반으로 한 모드 카운터스트라이크가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pc게임이 되며
WASD 조작체계는 정석처럼 굳어졌다
당신이 매일 중념글을 정독하는 중붕이라면
여기까지는 얼마전에 올라온 "조작키의 기원" 이라는 중념글에서 많이 봤을 내용이다
WASD 조작법 이후 지금까지 거의 변화가 없는 FPS의 조작체계..
과연 변화가 없었을까?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2007년 설립된 식스엔스 사에서 개발하고
게이밍 기기 회사로 유명한 레이저 사에서 2011년 출시한 레이저 히드라
각종 VR게임과 기기들이 나오는 지금은 익숙한 비주얼의 모션 컨트롤러다
가운데 구처럼 생긴 베이스 스테이션이 자기장을 방출해
양손에 잡는 컨트롤러의 위치값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출시 당시 포탈2와 연계해서 컨트롤러를 쥔 손을 앞으로 내밀고 당기고 하는 값을
인식해서 상호작용 하는 퍼즐도 있는 등 나름 신경써서 만들었으나 망했다
분명 방식은 신선했지만 이를 활용할만한 요소가 퍼즐게임이 아닌 이상에야
PC게임에서 별로 쓰일 곳이 없었고 이후 이런 방식은
VR게임 조작 컨트롤러로 넘어갔다
하지만 출시 당시 VR게임 조작 방식이 아닌 일반 pc게이머들을 타겟으로 나왔기 때문에
지금의 모션 컨트롤러들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
Motion creator 라는 독자적인 맵핑 프로그램으로 모션컨트롤러를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수많은 게임들에서도 조금만 건드리면 사용 할 수 있다는 것이다
VR게임에서는 머리에 쓴 HMD로 시점을 전환하지만
PC게이머를 타겟으로 한 히드라 컨트롤러는
HMD없이 모션 컨트롤러로 전방위 방향전환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도 있는데
이 우측 컨트롤러에 있는 라쳇이라는 버튼을 누르는 동안은 마우스를 패드에서 떼듯이
컨트롤러의 동작을 인식하지 않아서 360도 전방위를 회전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라쳇을 누르는 동안만 회전하는 두가지 모드가 있다
이 기능은 자이로 기능이 듀얼쇼크, 조이콘, 스팀컨트롤러 가리지 않고 들어가있는 요즘
밸브의 컨트롤러 지원 프로그램 빅픽쳐 맵핑에서도
자이로가 있는 컨트롤러를 위해 지원하는 기능이 되었다
말이 나온김에 문제의 그 컨트롤러로 가보자
밸브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스팀컨트롤러
모든 PC게임과 호환이 되는 PC게임 컨트롤러는 없을까?
여기있다.
밸브는 희대의 병1신 유사콘솔 스팀링크를 위해
FPS뿐만 아니라 어느 PC게임이든 구동할 수 있는 컨트롤러가 필요했다
그래서 일반적인 우측 조이스틱을 버리고 마우스와 대응이 가능한 터치패드를 넣었는데
RTS나 AOS 같은 게임도 컨트롤러로 하기 위해 고안된 이 방법은
FPS에서도 꽤 유의미한 시도가 되었다
기존 컨트롤러의 조이스틱은 스틱을 기울인 만큼
그 방향으로 회전을 하게 되는데 이는 기울임의 정도로 그 속도를 조절 할 수 있다고 하나
정확도에 있어서 마우스의 정확한 좌표값 이동을 따라 갈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밸브의 스팀 컨트롤러는 터치패드를 이용해 조이스틱보다는 정확한 화면제어가 가능했고
세밀한 조준은 자이로 기능을 이용해 컨트롤러를 기울이며 조준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마우스나 조이스틱과 같은 기존 조작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고
터치 패드를 이용한 조작 방식은 노트북의 "그것"으로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밸브의 야심찬 도전 스팀 컨트롤러는 결국 단종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PC에서, FPS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작 방식은 무엇일까?
마우스의 정확한 조준과 컨트롤러의 360도
어느 각도로든 이동할 수 있는 움직임이 합쳐지면 되지 않을까?
각종 서드파티 컨트롤러로 유명한 호리에서 나온 조이스틱과 마우스가 합쳐진 컨트롤러
이 외에도 tuact사 에서 나온 Venom X-4 등 이런 방식의 컨트롤러는
이미 있었지만 다소 어색한 그립 및 키보드처럼 다양한 키 맵핑이 되지 않는
고질적인 컨트롤러의 버튼 수 부족 문제로 최고의 조작 방식이라기엔 부족하다
무엇보다 WASD와 마우스 조합이 이미 거의 완벽한데 굳이 새로운 조작방식을 찾아야 할까?
그러나
경쟁 위주의 멀티플레이 FPS 게임에서는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기위해
하드웨어에서 다들 성능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
이는 프로의 영역에서 더욱 심해지는데
FPS 유저라면 200프레임 이상의 고주사율 모니터와
다섯자리수의 DPI를 가진 고성능 센서를 달고있는 게이밍 마우스
0ms에 가까운 반응속도를 가진 기계식 키보드는 다들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망했지만 해외에서는 아직도 순위권을 달리는 포트나이트에서는
프로마다 조작법이 천차만별인데 이는 게임이 가진 흥미로운 특성에 기인하게 된다
<8세의 포트나이트 프로게이머 조셉 딘>
포트나이트는 다른 FPS게임과 달리
기본 조작값 기준
WASD로 이동하며 12345 버튼으로 무기를 변경하는 동시에
zxcv로 건축물을 짓고 f로 근접무기 변환, g로 건축물 편집 등 수많은 바인딩이 존재하는데 이는 wasd로 이동하며 동시에 한 손으로 조작해야하는
키의 갯수가 일반적인 FPS게임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이라도 편한 방식을 찾아보려는 사람들의 다양한 레이아웃들>
포트나이트는 건물을 누가 더 빠르고 견고하게 높게 짓느냐,
건물의 편집 및 변형 같은 것이 얼마나 빠르냐 하는 "빌드 파이트"가 주된
건즈와 같은 피지컬 게임이기 때문에
프로들도 매번 키세팅을 바꿔가며 마우스 버튼들에도 키를 할당해가며
세팅들을 연구하게 된다
그렇다면
2021년 현재 포트나이트 프로들 사이에서 유행중인 조작법이
가장 이상적인 FPS 에서의 조작 방법이지 않을까?
한번 알아보자
GMK 에서 나온 엄지로 조작하는 키보드 조이스틱
현재 포트나이트 스트리머나 프로 사이에서
이 조작방식으로 전향하는 사람들이 늘고있는 추세다
기존 WASD 조작방식은 약지 중지 검지 세 손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동시에 다른 키를 누르려면 손가락이 꼬이거나
이동하면서 동시에 무기를 교체하거나 건물을 짓는 것에 제약이 생기는데
엄지 한 손가락만을 사용해 360도 전방위 움직임을 담당하고
남은 네 손가락을 이용해 다른 할당된 키를 누르는 조작 방식이다
캐릭터를 이동하며 건물을 짓거나 무기를 교체하는데 제약이 없고
WASD와는 다르게 8방향이 아닌 전방향 움직임도 가능하다는 추가적인 이점이 있으며
기존 사용하던 키보드와 마우스 그대로 추가적으로 연결해주기만 하면 되기때문에
기존에 존재하던 조이스틱+마우스 컨트롤러의 단점이 상당부분 상쇄되고
장점을 취한 조작방식이다
이것이 FPS에서의 완벽한 조작방식인가?
일개 방구석 중붕이인 본인으로서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wasd와 마우스로 조작하는 1997년 쓰레쉬의 조작방식 이후로
큰 변화가 없는 지금
과연 WASD가 진리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겨
여러 조작방식을 찾아보았다
중붕이들도 다양한 조작방식을 써보길 바래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3줄 요약
1. 초창기 fps게임은 키보드로만 조작했다
2. 90년대 후반 wasd와 마우스로 조작하는 지금의 체계가 확립됐다
3. 더 나은 조작 방식이 있으면 언젠가 wasd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지금의 방식이 구시대의 산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번외-
"플릭스틱"
컨트롤러의 조작법 또한 wasd + 마우스를 이용한 조작 방식처럼
정형화 된 레이아웃을 따라간다 키 맵핑에서 사소하게 앉기 버튼이 abxy로 가있거나
우측 조이스틱 클릭이거나 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왼쪽 조이스틱으로 이동하고 오른쪽 조이스틱으로 시점 전환이라는 점은
FPS게임에서 대동소이하다
과연 이 방식이 완벽한 컨트롤러 조작 방식일까?
"플릭 스틱" 이라는 새로운 컨트롤러 조작 방식을 소개해볼까 한다
"플릭 스틱" 조작 방식으로 둠을 플레이하는 모습
위에 언급한 스팀 컨트롤러의 조작 방식처럼
우측 스틱을 이용해 빠른 시점 전환을 꾀하고 자이로 기능을 이용해
상 하 움직임과 세밀한 조준을 하는 플레이 방식이다
우측 조이스틱을 원을 그리며 돌리는 방식으로 360도 화면 회전을 하는데
스틱을 어느 한 방향으로 기울이면 화면이 휙 돌아가서 플릭 스틱이라고 부른다
자이로와 컨트롤러 스틱을 통한 화면 조작의 조합이 마우스의 정확한
좌표값 이동을 통한 에이밍과 대응되는
이상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자이로를 이용한 조준의 장점은
정확한 조준이 되지 않아 패드 보정이 일반적인 관례로 남은 콘솔 fps게임에서
보정 없이 정확한 조준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컨트롤러의 조작 방식 또한 언제든 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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