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금식(굶기)과 수분 섭취에 대해서.araboja > 읽을거리/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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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최근 트렌드가 바뀌는 의학 지견을 소개해주려는거지,

환자들로 하여금 무분별하게 의사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식이를 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글은 아님을 밝힘

 

병원에서 검사, 혹은 시술 때문에 금식해야 된다고 할 때가 많지

목이 마를 때, 과연 물을 마셔도 될까?

 

1. 혈당 측정

 

Why do I need to fast before my blood test? If your health care provider has told you to fast before a blood test, it means you should not eat or drink anything, except water, for several hours before your test. When you eat and drink normally, those foods and beverages are absorbed into your bloodstream.
 

출처 - https://medlineplus.gov/lab-tests/fasting-for-a-blood-test/

 

정기 건강검진에서 금식을 강조하는 큰 이유가 혈당측정임

하지만 물은 예외지. 조금씩 마셔도 돼.

 

2. CT / PET 등 영상 검사

 

조영제 사용하는 CT는 조영제가 오심을 유발할 수 있고 PET 은 포도당 대사를 확인하는 검사라 금식을 권유받지

과연 물은 어떨까?

 

Does fasting for a CT scan mean no water?

For these tests, most hospital departments or radiology practices will ask you to fast (not eat or drink) before your appointment. Fasting for 2–4 hours is common, and it is usually permitted to drink water over this time to avoid dehydration (losing too much water from your body).

 

Water Prep
Please drink at least 1 litre of water during the one hour before your appointment time. You do not need to drink it all in one go.

 

출처- https://www.insideradiology.com.au/computed-tomography/

 

오히려 최근에는 물을 마셔야 조영제 주입 시 osmolarity 변화가 초래하는 오심이 적어지기 때문에 CT 찍기 전에 충분한 물을 마실 것을 권유함

 

PET 도 마찬가지

Do not eat or drink anything, except water, for 6 hours before the exam. You may drink water, as much water as you can would be helpful, until arrival. Routine medications may be taken, unless you have been instructed otherwise.

 

출처- https://radiology.ucsf.edu/patient-care/prepare/pet-ct

 

포도당 대사를 보는거라 순수한 물은 검사결과에 영향을 안 끼침

 

 

3. 수술 전 금식

 

 

전신마취는  대부분 기도삽관이 필요해. 마취가 되면 숨을 못 쉬니깐. 

그런데 금식을 안하면 위의 음식물이 기도삽관 과정에서 기도로 흡인될 수 있다고 해서 금식을 시키지

 

국소마취 수술의 경우 경우에 따라서 전신마취가 필요해질수도 있다고 판단되면 금식을 시키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최근 트렌드는 다음과 같지

 

Within that framework, clinicians should ensure that patients receive enough clear fluids until two hours prior to surgery with sedation/anesthesia for the best balance between providing positive outcomes and minimizing risks.

 

출처- https://www.oralhealthgroup.com/features/npo-guidelines-and-current-evidence-based-considerations/

 

고체 음식은 금식이 필요하긴 한데 (8시간)

액체는 2시간 전까지는 섭취하는게 오히려 수술 후 회복에 더 도움이 되더라 라는 논문들이 수도없이 나와있어.

 

액체 음식(설탕물) 외에 순수한 물은 어떨까?

 

Can I have water if NPO?

If you are thirsty anytime in the night, you can have water to drink. Please don't eat or drink anything once you get up in the morning before coming.” If they are scheduled for later than the first case, I tell them they can have small sips of water until they leave home

 

출처- https://csahq.org/news/blog/detail/csa-online-first/2012/02/06/time-to-abolish-npo-after-midnight

 

마취과 의사가 수술 첫케이스만 아니면 물 조금 마셔도 된다고 하고

 

Can you take pills while NPO?

Fasting from solid food will remain unchanged at 6-8 hours. Oral medications may be taken with a sip of water almost up to the time of surgery. As a simple and easy way to remember, generally - No solids or milk after midnight, then please encourage clear fluids until 3 hour before surgery.

 

출처- https://www.stonybrookmedicine.edu/ambulatorysurgery/general/npo-guidelines

 

심지어 혈압약, 갑상선호르몬 등 약제들도 수술 직전까지 물과 함께 먹는게 필요해

 

 

4. 수술 후 섭취?

 

 

과거에는 맹장수술에서도 방구 나오기전까지 못먹게 했다면

최근 트렌드 (Fast-Track, ERAS [Early recoveray after surgery]) 는 '경구 영양분을 최대한 빠르게 섭취하는게 오히려 장운동성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 야

 

이젠 위전절제술, 췌두부십이지장 절제술 등 큰 수술에서도 집도의에 따라서 수술 바로 다음날부터 물은 마시게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

 

출처 - https://www.karger.com/Article/FullText/339859

 

 

 

5. 왜 물은 괜찮냐?

 

1) 어차피 침이 삼켜진다.

 

The normal daily production of saliva varies between 0.5 and 1.5 liters. The whole unstimulated saliva flow rate is approximately 0.3-0.4 ml / min. This rate decreases to 0.1 ml / min during sleep and increases to about 4, 0-5, 0 ml / min during eating, chewing and other stimulating activities.

 

출처-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052503/

 

우리는 침샘에서 침이 지속적으로 분비되고

침이 어차피 계속해서 위장관으로 주입됨

한모금의 물? 어차피 침과 별반 다를거 없음.

 

2) 위를 바로 통과한다.

 

Energy density as a regulator of gastric emptying
Plain water empties rapidly from the stomach, while increasing the energy content of ingested solutions slows the rate of gastric emptying.

 

출처- https://academic.oup.com/nutritionreviews/article/73/suppl_2/57/1930269

 

칼로리가 없는 순수물은 아주 빨리 통과함.

단, 위에 음식물이 넉넉하게 있는 상태에서

500cc 이상 다량의 물이 한번에 들어오면 위 내 음식물 부피는 더 커질 순 있겠지. 그건 분명 조심해야돼.

 

 

6. 그럼 왜 물을 먹지 말라고 하냐?

 

1) 물을 마시라고 했는데 다른 것들까지 먹는다.

 

보리차, 사이다, 우유, 나아가서는 사골국물까지..

'물' 이라고만 했는데 확대해석하고 의료진의 요구를 환자나 보호자가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2) 괜히 문제 만들 필요 없다.

 

예를 들어보자.

통계적으로는 

금식하고도 생기는 흡인 확률과

물 섭취 후 생기는 흡인 확률이 다를 게 없다고 논문에 나와있다고는 해도

 

괜히 물 섭취 후 흡인이 생길 경우에는 환자 보호자가 불만을 갖고 의료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의사 입장에서 과거 10년동안 문제없이 해오던 것을, (금식) 굳이 위험부담을 안고 바꿀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는거지.

 

사실 지금이 방어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해. 점점 더 방어적이 될거지.

 

3) 물 먹고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위에 음식물이 많이 남아있는 경우

식도, 위에 천공(구멍)이 생겨있을 경우에는

 

물을 한번에 다량 섭취하면 (1컵 이상)

흡인이 생길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천공부위가 더 커질 가능성도 분명 있겠지.

 

당연히 그럴 경우가 아닌지 잘 확인하는 게 중요하겠지.

 

그 외에 요붕증을 비롯한 내분비 질환에서 호르몬 관련 검사는 내분비내과적으로 수분을 제한해야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거 같애.

 

 

 

 

이상 검사나 시술과 관련된 물 섭취에 대해서 알아봤어.

 

다른 개드립글에서 대충 폰으로 쓴 댓글에 많은 반박댓글이 달려서 이 글까지 쓰게되었는데,

나도 응급실 환자에게 무작정 물을 먹이는게 좋다는 의견은 아니야.

 

다만, 아직 많은 의료진들이 환자의 수분총량이나 영양상태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게 사실이고

 

문제 안 일으키려고 계속 굶기는 경우도 많아.

과거에 타과에서 수술 전에 CT 검사니 초음파니 뭐니 하면서 1주일씩이나 굶긴 할머니가, 수술 후 회복이 안 좋았던 적도 있었고..

 

그래도 이제는 이 트렌드도 발표된지 10년가량 되어가고 점점 더 많은 의사들이 도입하고 있어서

이 글로 인해서 환자들이 의료진과 불화가 생긴다던지 하는 일은 안 생길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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