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없는 멕시칸 테트라 종의 시력을 되돌리는 방법 > 읽을거리/과학

• 목록
• 게시판 리스트 옵션

 

 

 

 

 

 

 

 

이 동물은 예전에 '특이한 민물고기에 대해서 알려주겠다' 라는 글에서 다룬 적이 있다

눈이 없기 때문에 동굴장님고기(Cave blind fish)라고도 하는 이 멕시칸 테트라는

이름 그대로 동굴에서 살며 서식환경 때문에 눈이 퇴화해서 없어져버린 장님이다

 

 

멕시칸 테트라는 동물의 눈의 퇴화에 대해 연구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동물이다

왜냐면 이 동물은 특이하게도 눈이 있는 버전하고 눈이 없는 버전이 양립하걸랑

멕시칸 테트라는 원래 강에 살던 물고기지만 그 중 몇몇 개체가 동굴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백만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동굴 생활에 최적화된 개체와 일반적인 개체가 갈라져나왔다

 

 

물론 눈이 있는 버전과 없는 버전은 모두 같은 종이라서 서로 교배가 가능하다

이렇게 같은 종 안에서 심한 차이를 보이는건 멕시칸 테트라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겠다

 

 

 

 

 

 

 

 

 

위에 있는 멕시칸 테트라와 아래에 있는 멕시칸 테트라는 서로 같은 종이다

그치만 사진을 보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동굴 테트라랑 지상 테트라는 꽤나 다른 동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동굴버전 멕시칸 테트라도 없는 눈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건 바로 서로 다른 동굴에 살고 있는 동굴 멕시칸 테트라끼리 교배시키는 것이다

 

 

동굴 멕시칸 테트라는 멕시코에 있는 29개 동굴에 흩어져서 살고 있는데

이 테트라들은 눈이 없다는 점은 똑같지만 그 눈을 없애는 유전형질이 다 제각각이다

멕시칸 테트라의 눈을 만드는 유전자는 12개나 되고 이 중에 1~2개만 문제가 있어도 눈이 없어진다

동굴 멕시칸 테트라는 보통 12개 중에 3~4개의 유전자가 손상이 되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29개의 동굴에 각각 살고 있는 동굴 멕시칸 테트라는 12개 유전자 중에서

서로 다른 부분이 손상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동굴에 사는 테트라끼리 교배를 시키면

그 유전자들이 섞이는 과정에서 지들끼리 보완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라는 것이다

 

 

물론 교배시켜 나온 녀석 중에서는 변화가 없는 놈도 있고 눈만 생긴 놈도 있고

눈과 시력이 모두 생긴 놈도 있고 그 결과값이 제각각이긴 하지만 

백만년이 넘는 세월동안 장님이었던 이 물고기의 시력을 한달만에 되돌릴 수 있단 말이지~

 

 

 

 

 

 

 

 

 

 

이 멕시칸 테트라의 경우에서 우리는 동물들의 눈이 퇴화하는 과정에 대해 알아낼 수 있다

눈은 복잡한 유전적 설계에 의해 만들어져 있어서 거기에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장님이 된다

근데 원래 모든 동물이 그렇지만 언제나 똑같은 유전자를 만든다는게 굉장히 힘든 일이지

 

 

그래서 가끔가다가 유전자를 복제하면서 실수하는 일이 생기는데 

만일 이런 실수가 눈 유전자에서 일어난다면 눈이 제대로 발생하지 않게 되는거다

이 케이스는 멕시칸 테트라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 않냐

 

 

장님 중에서 사고로 눈을 잃은 경우도 있지만 그냥 태어나면서 장님인 경우도 있지?

바로 이런 유전적 실수 때문에 눈이 제대로 발생하지 않아 생긴 결과라 이거다

눈 유전자와 관련된 실수는 매우 치명적이라 보통 동물은 이 경우에 100% 죽게 된다

 

 

 

 

 

 

 

 

하지만 멕시칸 테트라처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동굴에서 산다면 어떨까

눈이 발생하지 않는 실수가 생기더라도 눈이 있는 놈이랑 별 차이가 없겠지?

그렇기 때문에 눈이 있는 놈이나 없는 놈이나 생존률이 거기서 거기란 말이 되지

 

 

그렇게 되면 눈이 없는 녀석들도 평범하게 알을 낳고 잘 먹고 잘 살게 되고

점점 눈이 없는 형질이 퍼지고 퍼져서 결국 눈이 없는 놈들이 서식지를 지배하게 된다

대략 이런 과정을 통해 눈이 퇴화하는 동물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은 '환경에 맞춰 적응하기 위해 진화를 한다' 라고 말을 하지만

눈의 경우는 환경에 맞춰 진화를 했다기보단 일단 지르고 봤는데 우연히 환경에 맞았던 것이지

 

 

 

※아래에 덧글로 제보가 왔는데 어두운 곳에서 눈의 에너지 소비는 밝을 때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이 이야기대로라면 눈이 퇴화한 멕시칸 테트라는 에너지 절약이라는 측면에서 

눈이 있는 테트라보다 동굴 생활에 적합 할 수도 있겠다

 

 

 

 

 

 

 

 

멕시칸 테트라가 진화한 astyanax jordani

근데 이 놈은 눈이 없는 동굴형이 진화한게 아니고 동굴에서 안 사는 일반형이 진화한 모습이다

 

 

 

 

멕시칸 테트라의 이런 신박한 케이스는 인간에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은 개나 곰 같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서 냄새를 맡는 능력이 매우 후달린다

이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냄새를 감지하는 유전자가 적게 발생했기 때문인데

 

 

중요한건 인간이나 동물들이나 가지고 있는 냄새 맡는 유전자 수는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유전자들이 대부분 손상돼서 실제로 발생하는 유전자 수가 거의 없다

 

 

냄새 유전자 역시 눈 유전자와 비슷하게 가끔가다가 실수가 일어나 손상된다

그렇게 되면 냄새 맡는 능력을 잃게 되는데 보통 짐승들의 경우엔 이것이 매우 치명적이다

먹이를 찾거나 의사소통을 하거나 포식자를 감지하는데 냄새 맡는 능력을 필수기 때문이지

그래서 이 손상된 냄새 유전자를 가진 동물들은 생존력이 굉장히 떨어진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냄새 유전자의 손상이 그다지 치명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모양이다

왜냐면 인간은 후각보다는 청각과 시각을 이용해서 세상을 인지하기 떄문이다

따라서 후각 유전자가 손상되는 안되는 간에 자손을 잘 남기는 것에는 변화가 없고

 

 

그러다보니까 이런 유전적인 손상이 쌓이고 쌓여서 현재같은 병신 후각이 탄생한 거시다

 

 

 

 

인간의 경우도 다른 동물이 보기엔 비정상적인 후각의 퇴화과정을 가졌기 때문에

우리가 멕시칸 테트라를 보면서 신기해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출처: 장오제 블로그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vpaula&logNo=100197404091

추천1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