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얘기 삼각김밥 공장 알바 후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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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 공장 알바는 군대 제대하고 잠깐 달림
만드는 과정 클ㅡ린하니까 마음껏 먹으셈
나도 첫째날 만드는 거 보고
둘째날부터 겁나 집어먹음
들어갈때부터 살균한 작업복으로 다 갈아입고
에어샤워하는데 반도체 만들러 가는 줄
위에 달린 파이프에서 씻은 쌀이 나와 솥에 담기면
물과 약간의 기름이 같이 솥에 담김.
무쇠 뚜껑과 함께 잠긴 솥이 오븐에 들어갔다
나오면 따근따근한 밥이 되는데
이게 기름이 들어가다보니까 살짝 느끼함.
근데 묵은 쌀 그런 건 아닌 거 같음
갓 만든 거 먹으면 개맛있음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힘 쓰는 일에 들어갔는데
그게 바로 솥 뒤집는 일..
공정이 자동화가 되어 있긴 한데
만들다 예산 모자랐는지 자동화가 적당히 되어 있음
컨베이어 벨트에 솥 올리는 걸 사람이 직접해야함.
솥을 막 싣다가도 컨베이어 벨트 중간에
솥이 껴서 못 움직이면
타이쿤 하듯이 가서 터치해줘야됨ㅋㅋ
밥이 다 되면 주걱으로 다른 트레이에 밥을 옮기고
솥을 식기세척기로 옮기는 것도 물론 최첨단 수동
솥이 대단히 크진 않지만 솥 무게만 15킬로 넘는데
이게 적으면 하루 50솥 넘게 나감.. 말이 50개지
밥 할 때, 밥 풀 때, 청소할 때 다 옮기면 어깨 작살남
첫날 근무할 때 요령은 모르지만 폐가 되고 싶지는
않아서 온리 어깨랑 팔힘으로 했더니
다음날 아침에 칫솔이 안 들어짐...
머리 움직이면서 치카치카함
잠깐 쉴 때는 하루치 밥 다 짓고 점심시간 쯤..
구내식당에서 밥 말아먹고 30분쯤 잠...
다 어른들밖에 없어서 처음에는 눈치보여 안 잤는데
아저씨들이 코웃음침
"ㅋㅋㅋ이번 신입은 얼마나 오래가나보자
임마 지금까지 최고기록 1일이야"
진짜 둘째날부터 기절함..
진짜 눈 잠깐 감았다 떴는데 야속하게도 내가
또 솥을 옮기고 있더라...
오후 5시 넘으면 슬슬 청소시간인데 솥,
식기세척기부터 바닥까지 아주 매일매일
대청소를 함.. 어찌나 깨끗하게 하는지
김밥 떨궈도 다시 주워 먹었을 거임..
아 그건 솔직히 아니네 미안
점심시간마다 김밥 속 채우는 공정 쳐들어가서
삼각김밥 노획하는게 꿀잼이었는데
아저씨들이랑 사냥하다가 그쪽 아줌마들이랑
눈 마주치면 게임 오버니까 근엄한 표정으로 가야됨
"엣흠 뭐 도와드릴 건 없으새오?"
"나가"
어차피 먹으러 온 거 알고 있긴하니까
막 머라고 별 말은 안 하고
오히려 주머니에 찔러주는데 괜히 미안해서
쓰레기 같은 거 치워주고 그랬음
근데 가서 공정 보면 속재료가 별로 안 들어감..
밥 빼고는 좀 창렬 같음...
내가 어려서 그랬나 하루 일 끝날 때마다
공장 아줌마 아저씨들이
삼각김밥 겁나 많이 갖다주셨음
자기 아들 딸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나보고 알바하느라 기특하다면서도
자기 자식들 장학금 받는다고 자랑 꼭 하시는데
귀여우심ㅋㅋㅋ 얘기만 들으면 아주 효자효녀들이야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한 거 같은데
일당 5만원..나름 쏠쏠
더 일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학교 복학해야해서
계약기간만 채우고 그만둠
그만두니까 가족들이 왜 삼각김밥
더 안 가져오냐고 닦달하더라ㅋㅋㅋ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 먹을 때
뒷면 공장 주소 보곤 했는데 추억이네
ㅡㅡㅡㅡ
추가. 당시 알바 구했을 때는 개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땐 최저임금이 5천원은 꿈도 못꿀 때였고..(억울)
생각해보니 9시간 정도 일했던듯..
시급은 6천원이었고...
그래도 힘 쓰는 거에 비해 돈 적게 받긴 한 거 같음
앞으로 투표 많이해서
나 같은 호구 없는 세상 만들어볼게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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