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압)세상에서 가장 큰 단세포 생물을 알아보자 > 읽을거리/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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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렇게 생긴 사진을 기대했다면 원래 이런 생물학적 주제에 관심이 좀 있거나, 인터넷좀 해본 사람이다.

Valonia ventricosa는 최대 직경 5cm이상까지도 자라는 거대한 녹조류다. 주로 열대와 아열대지방의 바다에서 발견되며, 마치 식물세포처럼 엄청 두껍고 섬유소로 되어있는 세포벽으로 감싸져 있지만, 대부분의 부피는 액포로 되어있어서 세포질(세포막 아님) 두께가 40나노미터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대개 이런 거대세포생물들이 그러하듯 핵도 여러개고 다수의 엽록체를 가지고 있다. 실물 느낌은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어마어마하게 크다. 실제 촉감은 만져본 사람들 말로는 포도알보단 껍질이 얇게 느껴지고 버블티의 타피오카알갱이같은 느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에 흔히 떠도는 이야기와는 달리 이건 가장 큰 단세포 생물이 아니다.  

 

 

 

 

 

 

 

 

 

 

Acetabularia acetabulum

이 풀떼기같이 생긴 놈도 역시 녹조류이며 바닥에 있는 세포하나에서 저 우산 갓모양으로 자라나지만 여전히 하나의 세포다. (갓과 줄기 한세트 그러니까 저 우산모양 하나가 한 세포다) 길이로는 기본적으로 5cm정도는 자라주고 최대10cm씩 자라기도 한다. 세포핵이 어떻게 저 멀리까지 명령어를 보낼까 싶었는데, 과학자들이 조사해보니 땅바닥쪽 줄기의 핵이 mRNA형태로 명령을 전달한다고 한다. 우리가 요즘 백신때문에 자주 접한 그 메신저RNA가 맞다. 여담으로 독일에서 1930년대에 세포핵의 역할이 무엇인지 과학자들이 밝혀내는데 큰 도움이 된 생물이라고 한다.

 

 

그럼 얘네가 제일 큰 단세포생물이냐고? 그건 아니다.

 

 

 

 

 

 

 

 

 

 

Syringammina fragilissima

이 산호초같이 생긴놈은 하나의 세포에서 안이 텅빈 관 모양으로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며 커가는 놈으로 최대 20cm까지 자라나는 조류다. 워낙 심해에서 살다보니 어떻게 먹고 어떻게 번식하는지도 알려져있지 않다. 해구같은 곳에서도 발견되는데 아마도 당연히 침전물 같은 것을 먹거나 그 침전물을 먹을려던 박테리아를 먹을 것으로 추정된다. 먹을만한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하나의 세포이지만 엄청나게 많은 세포핵으로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뻗어나간 관형태의 기관에서 유기 시멘트라고 부를만한 응고물질을 내뿜어 굳혀가며 덩치를 키운 뒤 다시 후퇴하고 빈 공간을 다른 생물들이 들어와 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도 가장 큰 단세포 생물은 아니다. 꺼무위키에선 여기까진 언급되어 있더라.

 

너무 바닷속만 헤짚고 다녔으니 잠시 명예언급으로 지상 최대 세포의 우아한 모습을 감상하고 가자.

 

 

 

 

 

 

 

이건 가장 긴 쪽 길이가 15센티는 우습게 넘는 타조알이다, 물론 공룡이 살아있었다면 더 컸겠지만. 어? 근데 조류랑 공룡이랑 같다며? 그럼 이건 현존 최대의 살아있는 공룡알이다. 어디까지나 지상에서 가장 큰 세포인데 바다에선 이거보다 더 큰 고래상어알이 발견된 적도 있기 때문. 그리고 이건 분명 단세포지만 우리가 알아보고있는 단세포 생물은 아니다. 

 

 

진짜 가장 큰 단세포생물은 이거다.

 

 

 

 

 

 

 

 

 

 

 

 

Caulerpa taxifolia

바다를 뒤덮는 악마, "killer algae"라고도 불리는 녹조류다.

그냥 흔한 해조류 아니냐고? 줄기같은 것도 있고, 이파리도 있어뵈는데? 사실은 저 모든 모양이 하나의 세포다. 맨 윗 사진 보면 알 수 있듯 아래 뿌리에서 하나씩 뻗어나오는데, 이 모든게 하나의 세포다. 뻗어나온 하나의 줄기부분은 얇은 바다에선 최대 15cm정도만 자라지만, 깊은 바다에선 4~60cm까지 자라며 아주 깊은 곳에선 최대 2.8미터까지 자란 것이 발견된 적 있다. 그런데 이건 하나의 줄기고, 저게 다 연결 되어있다보니 몇평방미터를 그냥 다 채울정도로 넓게 자라난다. 그리고 그런 미터 단위의 개체들이 모여 수천 헥타르에 걸친 군집을 형성한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넓은 땅을 덮은 것은 사실은 몇개 안되는 세포들의 작품인 것. 

 

마찬가지로 세포는 하나지만 엄청나게 많은 세포핵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단 1cm만 조각내도 그게 새로운 세포, 새로운 개체로서 작동한다. 게다가 엄청나게 먼 곳까지 물질 대사를 하기위해 덩치큰 식물세포에서도 쓰는 방법인 cytoplasmic streaming 즉 '세포질 유동'이란 방법을 이용하는데, 말그대로 저 하나의 세포 덩어리 내부에서 세포질이 마치 바다의 해류마냥 규칙적으로 흐름을 형성해 물질을 전달한다.

 

워낙 많이 자라나고 주로 해양오염이 심한 곳에서도 최대 1주일에 17cm씩도 자랄 정도로 잘 자라는데다가 자라날때마다 그 영역의 물고기수와 다른 생물의 숫자를 줄이다보니,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왔고 유럽의 지중해 인근 국가들에선 이것때문에 꽤 시끄럽다. 오죽하면 세계 100대 생태계 교란종에 뽑히기도 하니 말이다. 원래는 모나코의 해양박물관에서 수온이 낮은 어항에 기르고 있었는데 관리자 실수로 지중해에 유입되어 상대적으로 수온이 따듯한 지중해를 완전히 점령해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래 지도는 1997년도 기준으로 발견된 군락 위치와 규모. 옛날 자료지만 요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로 먹이가 되는 오염물질이 많은 바닷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쯤 되면 최대의 단세포생물 꼽는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거대하면서도 세포 구석구석의 형태학적 특징이 뚜렷하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어떤 과학자들은 지금 우리가 다세포 생물로 알고있는 일부 식물도 plasmodesmata 같은 미세관으로 어떤식으로든 연결은 되어있으니 그것도 단세포생물이라고 봐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맛은 어떤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질겅거리고 톡쏘는 맛(독소인 caulerpicin때문)이 있다고 하며, 하와이나 필리핀에선 샐러드처럼 먹기도 한다고 한다. 근데 일부 종은 너무 먹으면 사람에게도 알러지를 일으키거나 부분적으로 마취되서 느낌이 안느껴지는 증상이 보고된다고.. 아직 먹고 죽은 사람은 없다고 한다. 

 

 

 

 

 

 

 출처: 각종 위키, 각종 논문, 각종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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