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읽을거리] 초록불은 왜 청신호일까.info
페이지 정보
본문
위 색은 파란색일까? 초록색일까?
우리나라 언어에서 '푸른색'은 청색과 녹색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가령, '푸른 바다'는 파란색이고, '푸른 숲'은 초록색이지만 이두가지 색깔을 같이 함축하는 뜻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혹자는 일제강점기 시기에 일본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16세기 중종때 쓰인 훈몽자회(한자의 뜻과 음을 정리한 책)에서도 '청'과 '녹'의 뜻 모두를 푸른색이라고 표시한 것을 찾을 수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언어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한 현상은 색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연속선 상의 스펙트럼에서 일정구간을 임의적으로 잘라내어 표현하는 것이므로, 명확한 기준이란 없는 것이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현대 유럽어에서는 대략 520–570 nm 영역을 "녹색" (green)이라 하지만, 언어에 따라서는 450–530 nm 정도("파랑/초록")나 530–590 nm 정도("초록/노랑") 정도를 녹색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언어에는 파란색과 초록색을 구별하는 낱말이 없고, 둘을 하나로 일컫는 낱말만 존재하는 현상이 관찰된다.
예를 들어, 베트남어에서는 나뭇잎의 색깔과 하늘 빛을 구별하지 않고 'xanh'('xanh lá cây'는 나뭇잎의 초록색, 'xanh dương'은 바다의 파란색)라는 낱말로 표현한다. 태국어의 'เขียว'는 하늘과 바다를 설명할 때만 파란색, 그 밖의 경우는 초록색을 지칭하며, 'เขียวชอุ่ม', 'เขียวขจี', 그리고 'เขียวแปร๊ด'는 모두 짙은 파란색 또는 밝은 초록색을 일컫는데, 파란색과 초록색을 구별하게 되면서 점차 후자의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어의 '파랗다'나 중국어의 '칭(青 qīng[*])', 일본어의 '아오(青 あお[*])'와 같이, 초록색과 파란색을 구별해 일컫는 낱말이 이미 있음에도 불구하고 둘을 함께 일컫는 낱말 역시 사용되는 언어도 있다.
이외에도, 남아프리카의 츠와나어와 은구니어어에 속하는 언어, 전통적인 웨일스어, 게일어로, 고대 노르드어, 스웨덴어 등에서 현대나 고어에서 이러한 현상들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언어 생활의 흔적이 우리에게 남아 제목에서 언급한 신호등과 같이 청색과 녹색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다.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current)